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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친자감별,남매 아버지는 못한다
[파이낸셜뉴스 2006-08-20]



지난 17일 프랑스인 영아유기 사건의 2차 DNA 검사결과가 발표, 논란이 됐던 영아의 어머니가 재차 확인됐다. 이것으로 항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번 사건의 미스터리가 어느정도 풀린 셈이다.

최근 국내에선 DNA 검사를 통한 친자감별이 크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의 DNA 유전자 조사기관만 172개에 달하며 2∼3년 전만 해도 2, 3개에 불과했던 친자감별 기관이 15곳으로 늘었다. 친자확인에 걸리는 시간은 최단 12시간으로 당일 확인이 가능하며 비용도 100만원에서 30만∼50만원대로 낮아졌다. 장비와 시료의 발달로 혈액, 머리카락, 구강세포 뿐 아니라 담배꽁초, 입을 대고 마신 음료캔, 피부에 살짝 붙였다 떼는 패치 등에서 DNA를 추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곳곳에 흘리고 다니는, 그러나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고 대대손손 전해지기까지 하는 몸 속 고유의 지문 DNA가 부모와 형제들을 한 핏줄로 연결하는 비밀은 무엇일까.

■친자확률엔 100%가 없다

1세대, 즉 부모와 자식간의 친자감별엔 16개의 유전자를 이용한 ‘단기 염기서열 반복(STR)’ 검사법이 사용된다.

인간은 다양한 유전자를 갖지만 그 중 이 16개 유전자는 수십년간의 연구조사 결과 개인마다 고유한 염기서열들을 갖고 있다고 밝혀진 것들이다. STR는 이 염기서열의 특징을 비교하기 쉽게 수치화 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염색체를 하나씩 물려받으므로 이들 유전자는 각각 이 쌍으로 된 염색체를 갖고 있다. 이 두 개의 염색체 중 하나는 아버지의 두 개 염색체 중 하나와 일치하며 나머지 하나는 반드시 어머니의 두 개 염색체 중 하나와 일치한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친자가 확실하다는 검사결과에도 불구하고 99.99%라는 수치를 받아들고 찝찝해 하거나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친자가 아니라는 판정에는 50∼60%란 어중간한 결과보단 0%란, 조금도 희망을 걸 수 없는 수치가 나오게 마련이다.

이것은 DNA검사의 특성상 나타나는 결과다. 혈연관계가 아닌 이상 16개 유전자의 구조가 모두 일치하는 경우는 0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는 그런 경우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100%란 수치를 쓰지 않는 것 뿐이다.

반대로 1개라도 일치하지 않는 유전자가 존재할 경우, 돌연변이가 아닌 이상 그 염색체의 근원을 설명할 수 없으므로 친자확률은 0이 된다. 이것은 16개의 열쇠 구멍 중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 자물쇠의 이치와 같다. 단, 16개 유전자 특징이 모두 일치하더라도 일반인들에게서 널리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염기서열이 그 중에 있다면 친자확률은 낮아진다. 이럴 경우 90% 이하의 확률이 나오는 것이다.

DNA 검사결과를 두고 친자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법적인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99.8% 이상일 경우 친자가 입증된다고 본다. 이는 ‘휴멜의 차트’ 에 따른 것으로 90% 이하가 되면 친자 가능성이 낮다고 판정한다.

■형제의 아버지는 알 수 있어도 남매와 자매의 아버지는 알 수 없다

1세대 친자확인이 아닌 부계 혈통과 모계 혈통을 조사할 땐 다른 검사방법이 이용된다. 부계의 경우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만 유전되는 Y염색체를, 모계의 경우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는 미토콘드리아의 mtDNA를 검사한다.

Y염색체는 반드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으므로 세대를 거듭해서 혈연관계가 맺어지더라도 한 부계 혈통 내에서는 고유한 Y염색체가 전해지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전주 이씨 집안의 남자들은 모두 동일한 Y염색체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 된다.

지난달 부산지방법원에서는 이복형제가 숨진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아버지의 친자로 인정하지 않아 벌어진 문제를 형제간의 DNA 검사로 해결한 사건이 있었다. 비록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이복형제 간의 Y염색체가 동일하다면 이는 같은 아버지로부터 염색체를 받은 것이 확인되므로 친자임이 확인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한편 Y염색체가 남자들간의 관계만 증명하는 데 비해 모계로 전해지는 mtDNA의 경우 성별에 관계없이 모계 혈통을 증명할 수 있다. 즉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몸 속엔 그의 어머니, 또 그의 외할머니, 외증조모로부터 변함없이 내려오는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이다. 때문에 형제, 자매, 남매는 모두 mtDNA 검사로 동일한 어머니를 뒀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없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 형제는 부계와 모계 검사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일한 지 알 수 있지만 남매나 자매의 경우 두 사람 만의 DNA로는 어머니가 동일한 인물인 지는 확인할 수 있어도 부계 쪽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은우기자

출처 : Tong - 양파껍질님의 일반상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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